2025. 1. 14. 23:38ㆍ중학교를 회고하며
시작하기에 앞서
이번 글은 100% 회상이기 때문에 정말 재밌기도 하지만 분량 자체가 좀 길다. 그렇기에 읽기 편하게 목차를 좀 두겠다.
1.1학년 시작
2.탁은정 선생님
3.3월, 여러가지 일들
4.1-4 옾챗 폭파사건
5.선택과 실수의 나비효과
6.5/20?
7. 글 마무리
아직 많이 부족한 글 실력이지만, 그래도 정말 재미있을 내용으로 썼다. 장인은 도구를 가리지 않지만, 나는 아직 글 쓰기 초보이기에, 좋은 소재와 행복한 추억이라는 비싼 도구를 사용해야겠다.'
글 재밌게 읽기를 바란다!
1학년 시작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자,2022년 2월, 중학교 예비소집일이었다. 내 기억으로는 초등학교 졸업식 당일 아니면 그 다음날이었는데, 예비소집날 봤던 얼굴은 신도림중 얘뜰이 대부분이었지만, 간혹가다 처음보는 얼굴이 있었다. 그 얼굴들이 솔직히 기억나지 않지만 높은 확률로 그 얼굴은 익숙한 얼굴이 되고, 친한 얼굴이 되지 않았을까? 우연한 만남이 오랫 동안 당신을 웃게 해줄 수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것, 우리 인생의 가장 큰 행복이자 놀라움이다. 그리고 예비 소집일 10일 뒤? 학교 홈페이지로 반배정이 나왔다. 1학년 9반 19번... 19가 2개들어간 변태같은 학번이라 생각했다. 대충 같은 반인걸 알았던 건 임진혁,임서준,최한나 그리고 6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박단비,김휘성 요 정도? 6학년을 마친 나는 세상에 대한 기대감과 즐거움으로 가득차있었고 두려움은 없었다. 3/2 입학식 날이었다. 번호순으로 앞부터 차례대로 앉았는데 19번인 나, 20번인 임서준, 21번 임진혁 이 순서여서 첫 날부터 셋이 엄청 떠들었다. 우리 말고는 교실이 조용하기만 했고, 코로나 때문인지 안 온 아이들도 많았다. 중학교 첫 종이 치고, 담임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탁은정 선생님
성함은 탁은정,도덕 선생님이라 하셨다. 첫 인상은 탁씨여서 신기했다. 이 정도? 굉장히 착하고 인자하셨다. 그떄 당시에는 여자 편만 든다고 욕했었지만, 돌이켜보니 합당한 조치들이었다. 아이들을 사랑하셨고, 참 자주 웃어주셨다. 난 아직도 스승의 날마다 문자를 보내드린다.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3월, 여러 가지 일들
3/3 금요일이었다. 운동장 주변을 뺑 돌면서 등교하며 굳이 이 큰 운동장을 돌며 등교해야되나 생각하며 첫 정식 등교를 하였다. (요새 1학년들은 운동장 뺑돌아서 등교하는 그 감성을 알려나?) 박지성이 7반이래서 조심스럽게 7반 뒷문을 열고 박지성을 찾아봤는데, 모두가 긴장하던 그 시기에, 혼자서만 유유히 여유롭게 창가에 기대고 잠을 자던, 박지성보다 커보이는 아이가 눈에 띄었다. 그 아이의 이름을 우리는 조예준이라고 한다. 그것이, 조예준과 처음 만난 날이었다.
그 날 저녁, 형이 코로나에 확진되었다. 나는 자가격리 권고를 받았지만, 반장 선거에 나가기로 한터라 학교에 가려했는데, 주말에 나도 확진이 되었다. 그래서 그떄 담임 선생님이 내리신 지령이, "집에서 선거영상을 촬영해라.." 그렇게 나는 마스크도 벗고 집에서 혼자 영상을 찍었고, 선거 결과는 단독 입후보 였기에 당선이 되었다. (그 영상은 아직도 내 핸드폰에 있다.) 그렇게 1-9의 1학기 반장이 되었고, 한 달을 열심히 살며 얘들과 부쩍 친해졌었다. 그때 1학년 시작하기 전부터, 신도림초와 신미림초 남자얘들을 모아둔 "신도림중 09" 라는 옾챗방이 있었는데, 내가 그 방의 부방장이었던 덕분에, 입학 직후에도 내 이름을 들어본 신미림초 얘들이 꽤 있어서, 적응을 상대적으로 편하게 하였다. 그리고 저 때 저 방의 부방장이었던 나는, 옾챗 사용법을 상당히 많이 깨달게 되었고, 그것이 한 달 뒤에 미친 후폭풍으로 돌아오게 됐다.
1-4 오픈채팅 폭파 사건
시작은 평범했다. 피큐브 하원 버스였었는데, 그때 막 친해진 즈음이었던 박승민이 한 번 자기 반 오픈채팅에 들어와보라며 4반 오픈 채팅 링크를 주었다. (선생님 안 계시는 방) 일단 뭔 깡이었는지 모르겠는데, 그 방에 당시 4반 담임 선생님이셨던 민*식 선생님의 이름으로 옾챗에 들어가서 선생님인 척을 하였다. 그냥 가볍게 장난 몇 마디치고 얘들이 눈치챌 때쯤 나갔다가 이준으로 다시 들어왔다. 근데 그렇게 장난을 몇 개 치다보니 윤수아(그 방 방장)가 날 강퇴시켰다. 그래서 살짝 빡쳤던 나는 내 연락처 대부분에 1-4 옾챗 링크를 뿌렸다...(저 때 생각이 많이 짧았었다. 지금은 반성하고 있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 그래서 원래 15명? 있던 방에 40명 정도 들어갔고, 그 방은 그대로 폭파되었다. 다행히 4반 얘들 일부는 그냥 해프닝으로, 아니면 관심없어서 넘어가려했으나, 4반 김*현 군이 그냥 넘어갈수없다고 쌤한테 꼰지르자 하는 바람에 일이 커졌다.(이것 때문에 난 아직도 걔를 싫어한다.) 결국 주동자 몇 명이 불려가기 전에 먼저 교무실에 찾아가서 죄송하다 하였고, 아마도 나,이정우,조예준, 국민수,박승민 이렇게 5명이 조회 시간에 4반에서 사과하고 벌점 5점을 먹었었을 것이다. 이렇게 내 중학교 첫 사고가 끝이 났다. 온라인 생활은 신중하게 ^^
선택과 실수의 나비효과
1학년 1학기에는 예술 시간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1기,2기 이렇게 두 시기동안 여러 예술 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예술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했는데 첫 번째는 음악, 아마도 기타,건반앱,우쿨렐레 이렇게 3개가 있었고 두 번째는 미술, 회화,펜화,캘라그라피 역시 3개가 있었다. 나의 작전은 바로 흥미가 있었던 우쿨렐레 1기만 신청하고,다른 거에서 남는거 하나를 2기로 하려고했다. 그렇게 계획을 짜고, 신청이 오픈되자마자 빠르게 우쿨렐레 1기를 신청한 뒤에, 하나가 남을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고, 저녁 9시인가에 사이트에 들어가서 다시 신청하려했다. 그리고 건반 앱 2기가 남아있어서 그걸 누르고 신청하려했다. 근데 신청이 안되는 것이었다.알고 보니 음악 프로그램에서 하나, 미술 프로그램에서 하나, 이렇게 두개를 1기 2기 동안 나눠서 해야했는데, 나는 그걸 모르고 우쿨렐레만 신청하고 기다리고 있었기에, 음악 프로그램이 중복이 안되려면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먹기로 우쿨렐레를 취소해야만 했고, 그렇게 나의 예술프로그램은, 남아있던 2개인 회화 1기와 건반 앱 2기가 되었다. 그렇게 들어간 회화 1기 수업, 다행히 그냥 귀찮아서 신청을 늦게한 조예준 박지성도 있어서 재미는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자리 배치를 보아하니, 7반 낮은 번호부터, 12반 제일 뒷번호까지, 순서대로 5열? 6열? 앉았는데, 내가 그때 회화 1기를 신청한 9반 얘들중 제일 끝번호라, 내 뒤에는 10반 얘 몇 명이 앉았다.
그렇게 내 뒤에 앉았던 10반 애 한명이 권하은이었고, 권하은 뒤에가 바로 김지원이었다. 그게 김지원과의 첫 만남이었다. 내가 만약에 예술 프로그램을 제대로 이해해서 1기 우쿨렐레를 신청할 때 2기 미술 프로그램을 아무거나 신청했다면, 아니면 회화 1기가 미친듯이 인기가 많아서 내가 회화가 아닌 딴 수업에 들어가게 됐다면, 내가 김지원을 알게 되거나 친해지는 것은 아주 오래 뒤 일이거나, 어쩌면 없었을지도 모른다.
당신의 여러 실수나 선택들은, 새로운 행복이나 여러 경험을 우연히 만들어주기도 한다. 그것 역시,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다.
5/20?
김지원을 처음 봤을떄 느낀 건 그냥 착하게 생겼다?였다. 그러고 회화 수업 들은지 며칠 뒤에 복도에서 이연우하고 실내화 가지고 추격전하는 걔를 보았는데, 생각보다 재밌는 애같아서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회화 시간에 걔하고 권하은이 이연우 얘기하길래 나도 자연스럽게 끼어서 얘기했었다. 그렇게 걔랑 말도 트게 되었다. 그러고 걔랑 말하는게 점점 늘어나고, 걔 카톡도 얻게 됐다. 처음엔 딴 학교 출신 여사친 만들려고 걍 대충 몇 개 보냈는데, 걔 리액션이 너무 재밌어서 걔한테 보내는 카톡이 점점 늘어났다. 그러면서 학교에서도 걔를 만나니 점점 걔가 좋게 보였다. 좋아진 이유는 두 가지,(중1때 관점이다. 이걸로 현재 이준을 놀리지말자) 첫 번쨰로 말투가 귀여웠고, 두 번째로 착했다. 걔가 내가 아팠던 날 걱정을 해줬던 적이 있는데, 그때 당시 나는 어머니는 일 때문에 전주에 가게셨고, 아빠는 회사 일이 바빠 늦게 들어오셨었으며, 형은 기숙사였기에 그때 의지할 사람이 많이 없던 나에게 실로 오랜만에 그런 호의를 먼저 베풀어줬던 걔가 너무 착하고 고맙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걔를 좋아했다.
그리고 5/20이었나? 난 걔한테 전화로 고백했었고 사귀게됐다. 생각보다 수줍음이 엄청 많은 애였다. (이 모든게 예술 프로그램 하나 잘못 선택해서 일어난 일이라 생각하면, 선택의 나비 효과는 정말 굉장하지 않은가?) 시간이 오래 지나서 기억이 미화됐을지도 모르지만, 걔랑 사귄건 정말 행복했다. 같이 있기만 해도 웃음이 났었고, 싸우지도 않았었다. 걔랑 같이 도서관도 갔었고, 걔가 망고 주스를 먹다가 흰 옷에 묻힌 게 유독 웃겼었던 기억이 난다. 또한 유독 딴 공부에 비해 맞춤법을 정말 못하는 얘였다.
그러다가 7월 초중순, 그때 나에게 개인적으로 힘든 가정사가 생겼었는데, 가정과 연애 둘 다 신경쓰기 벅찼던 1학년의 이준은, 의도적으로 걔를 피했으며, 그 과정에서 말실수도 했다. 결국 기다리기도 힘들었고, 이런 나에게 정도 떨어졌을 걔가, 나한테 헤어지자했고, 나의 중학교 첫 연애는 그렇게 끝이 났다.
아직도 나의 부족함과 약한 멘탈, 그리고 너무 성숙하지 못했던 성격 때문에 걔한테 상처를 준 것을 후회하고, 미안해한다. 깊이 반성한다. 정말 고마웠어 김지원. 덕분에 1학년 1학기 행복했었다.
대충 저 연애가 끝나고 얼마 안 지나서 1학기가 끝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더 행복한 다음 학기를 기대하며 여름 방학을 시작했다.
글 마무리
여기까지가 1학년 1학기까지 나의 이야기다. 사실 이 편에 1학년을 다 끝내려했는데, 분량 조절 실패로 1학년 1학기,1학년 2학기 이렇게 두 개로 나누게 됐다. 다음 편에서는 내 개인적 이야기를 좀 줄이고, 나의 반, 1학년 9반에 대한 이야기를 좀 많이 해보겠다. 반 내에서 있었던 일에대한 나의 관점과, 얘들이 잘 모르는 숨겨진 사실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다.
1학년 1학기에 있었던 피구 구기대회 이야기를 기다리던 얘들도 있었을 거 같은데, 1학년 피구, 2학년 축구, 3학년 농구, 다 묶은 구기대회 회상편 글을 따로 쓸 계획이다.
글 재밌게 보셨길 바라고, 다음 글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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